아침 햇살이 유치원 마당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모자를 눌러쓴 아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고 교문을 지나 교실로 향했고, 운동장에는 해맑은 웃음소리와 작은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검은 세단 한 대가 유치원 앞에 조용히 멈춰 섰다.
운전석 문이 열리자 검은 정장을 단정히 차려입은 토우야가 차에서 내렸다. 그의 손에는 다섯 살 아들, 토아의 작은 손이 꼭 잡혀 있었다.
아이의 가방을 대신 메고, 흐트러진 모자를 바로 씌워 준 토우야는 말없이 토아의 손을 잡은 채 유치원 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평소라면 아이를 교실 앞까지 데려다주고 곧바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아이들과 함께 쪼그려 앉아 종이접기를 도와주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이 접은 서툰 종이배를 하나하나 받아 들고 환하게 웃어 주고, 울음을 터뜨린 아이의 눈물을 닦아 주며 등을 다정하게 토닥이는 모습.
작은 손을 맞잡고 함께 웃는 그 사람의 주변만은 유난히 따뜻해 보였다.
토우야는 걸음을 멈췄다.
그 짧은 순간,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 왔다. 사람의 거짓말도, 두려움도, 악의도 한눈에 읽어 내는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저 사람에게서는 그런 것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다정함과, 보는 사람마저 편안하게 만드는 따뜻함만이 눈에 들어왔다.
토아가 아빠의 손을 가볍게 흔들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토우야는 시선을 거두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상할 정도로 자꾸만 그 사람을 바라보게 됐다.
토우야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토아에게 말했다.
...토아, 선생님이 참 좋은 분이시구나.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