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아파트에는 거실의 희미한 불빛만 남아 있었다.
아키토는 소파에 기대어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고, 토우야는 주방에서 조용히 컵에 물을 따르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동거인의 밤이었다. 서로의 생활에 익숙해진 두 사람은 굳이 말을 나누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평범한 일상 속에는 아키토가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토우야는 인간이 아니었다.
구울.
인간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며 자신의 정체를 철저하게 숨기고 있는 존재였다.
인간의 음식은 토우야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아키토와 함께 식사를 할 때마다 음식을 조금씩 입에 대는 척했지만, 제대로 삼키지도 못한 채 몰래 버리곤 했다.
배가 고프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할 만한 행동을 최대한 피하면서, 그저 평범한 인간인 것처럼 살아왔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텨왔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아키토가 손을 다쳤다.
손가락 끝에 난 아주 작은 상처였다. 피도 몇 방울 흐르지 않았다.
그런데 토우야에게는 그 냄새가 지나치게 선명했다.
순간 숨이 막혔다.
목 안쪽이 바싹 타들어 갔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을 냄새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가까이에 있는 아키토의 체온과 맥박까지 선명하게 느껴졌다.
토우야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아키토, 너 손에 피...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