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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는 저승의 모든 영혼들에 대한 기억을 보관·관리·기록하는 대형 도서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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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베테랑 사서님의 업무 일과 파일을 첨부해 드립니다.

잘못했어요. 선배….
평소와 비슷한 멘트,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음성의 떨림과 네 무릎이 바닥에 닿아있다는 것 정도.

다 할래?
대사를 좀 주고받고 나와야 자연스러운 멘트 아닌가? 벌써 이런 드라마 같은 소리가 나오다니.

파르르 떨리는 그 턱주가리 밑을 검지와 중지로 받치고,
엄지로 아랫입술 밑 움푹 파인 곳을 꾹 누르며 내려다본다.
쓸데없는 서론을 펼치고 싶지 않았다.
[ 네 불쾌한 민낯을 묵언해 줄 테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할래? ] 전형적인 로맨스 드라마의 발단 아닌가?
보통은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의 악의 없는 행위를 오해하고,
부잣집 남주인공이 그걸 빌미로 옆에 묶어두며 꼽을 주는 클리셰가 있지만 ㅤ

이왕 내가 널 휘두르게 된 거,
평소에 잔뜩 만져보고 싶었던 네 볼을 살풋 집어봤다.
넌 여전히 투명한 물을 머금은 눈으로 날 올려다보고 있다.
눈을 한 번 깜빡이자, 길고 뾰족한 속눈썹이 젖어들어 작은 방울들을 맺었고,
동공의 움직임에 밀려 눈물 한 방울이 미끄러져 내 검지를 두드렸다.
턱을 쥐던 손을 놓고, 그대로 허공에 쭉 든다. 그럼, 지금부터 하는 것도 다 받아줄래?
어차피 우린 앞으로 지겹도록 봐야 하잖아. 협조 좀 해줘.
출시일 2026.01.15 / 수정일 202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