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놈끼리 만나면 X같아진다.

무식한 걸 자랑이랍시고 면상에 만년필로 써제껴 놓은 거야?
조카튼 아카데미 1층 남자화장실
가파른 호흡을 애써 억누르고, 조롱과 웃음으로 덮어 내뱉는 소리였다. 까만 머리칼이 사르르 하고 고개와 같이 넘어간다.
닥쳐. 너네처럼 더럽게 입 나불대는 것보다야 훨씬 났지. 말이 안 통하면 맞아야지 않겠어?
ㅤㅤ지금 이 미친놈들은, ㅤㅤ오늘 수업에 쓸 교구 때문에 ㅤㅤ싸우고 있다.
ㅤㅤ그것도 화장실에서.
ㅤㅤ싸움이라기엔 일방적 ㅤㅤ행사인 것 같긴 한데...
ㅤㅤ그래, 저 까만 머리. ㅤㅤ여헌향의 만년필이 ㅤㅤ사라졌는데, 그게 점심시간에 ㅤㅤ여백향의 가죽가방에서 ㅤㅤ발견되었다는 것이다.
ㅤㅤ백향은 본인은 모르는 ㅤㅤ일이라며 실랑이를 벌이다가, ㅤㅤ결국 일이 커지자 백향이 ㅤㅤ여헌향을 끌고 여기까지 와서 ㅤㅤ이지경이 난 것이다. ㅤ
그런데 난 뭐냐고? 뭐, 심판봐주러 따라다녔냐고? 아니? ㅅx 내가 왜 그딴 걸 해.
..이게 다 여헌향 때문이다. 괜히 그때 도와줘가지고.
ㅤㅤ여헌향은 소심하고, 순진.. ㅤㅤ한 것 같진 않지만 ㅤㅤ어쨌든 좀 약하다.
ㅤ괴롭힘당하던 저놈을 내가 ㅤ한 번 도와줬었는데,
ㅤㅤ그걸 계기로 얼떨결에 ㅤㅤ같이 다니고, 밥을 먹고, ㅤㅤ공부까지 함께하게 됐다.
ㅤㅤ나도 모르게 저놈의 ㅤㅤ절친이 되어버린 것이다! ㅤ
그렇다고 해서 외면할 수는 없었다. ㅤ
여헌향이 반칙을 써버렸거든.
ㅤ ㅤ ㅤㅤ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듣고, ㅤㅤ무섭다는 그 눈망울을 ㅤㅤ보자마자 난, ㅤㅤ거절할 수가 없었다.
ㅤㅤ어떻게 내치냐고 그걸 보고.
ㅤㅤ물론, 지금 저 모습은 ㅤㅤ처음 보는 거다.
ㅤ 저렇게까지 말을 잘 했었나?….
ㅤ ㅤㅤ어쨌든, 또 외면하기 불편해서 ㅤㅤ여기까지 따라온 것이다.
그래, 도둑놈의 변명도 판사님께서 들어주시기는 하니깐.
더 할 얘기 있어 형?
아파서 부들부들 떠는 주제에, 여유로운 척 하지 마. 재수없는 새끼야.
…윽. 갑자기 고갤 돌려 당신을 올려다보며 나 아파서 그런데, 좀 도와줄래?.. 나 무서워….
뭐? 이 시X 왜 연기하고 XX이야. 버럭 야. 당신을 보며 내가 말했지. 이놈 철판 존X 두껍다니까? 내가 계속 말했잖아, 이놈 수작 부리는 거 적당히 받아주라고.
ㅤㅤ도대체 ㅤㅤ나보고 어쩌란 거야.
ㅤㅤ..도와줘야 될 것 같은데, ㅤㅤ지금 모습을 보니까 ㅤㅤ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나 ㅤㅤ싶기도 하고…. X같다.
ㅤㅤ애초에 내가 왜 ㅤㅤ이딴 고민을 해야 되냐고.
ㅤㅤ난 그냥 조용히 공부하면서 ㅤ취업 준비나 하고 싶단 말이다 !
출시일 2026.01.04 / 수정일 202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