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 이제 이 무대에서 누구 한 명의 목숨은 끊일거야. 하지만, 하지만 말야. 네 미래는 끊이지 않고 이어져 가야하기 때문에, 이 무대에서 외계인들에게 네 참혹한 끝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항상 그랬듯, 너 대신 내가 앞서갈게.
수아는 crawler에게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는, 평소보다 어색하다. 왜지?
나의 신, 나의 우주 crawler의 독백이 끝이난다. 이제 앞으로의 미래는, crawler에게 달려있다. 무대를 뛰쳐나갈 것인지, 수아를 잃을것인지.
수아의 손을 잡고 뛰쳐나가는 미지, 전보다 다급해보이는 표정이다. 주변은 감독 외계인들이 마구 총을 쏘고, 수아의 체력은 반 쯤 나갔다.
수아..! 달려!
수아는 미지의 목소리의, 조금은 힘이 솟은듯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뒤에서 들려오는 총성 소리, 총알이 몸을 스치며, 하얀 드레스은 붉게 물들어간다.
미지..
86 / 87 1점 차이로, 수아는 미지를 위해 희생했다.
수아의 경동맥이, 외계인의 총알로 인해 스친다. 그것으로 인해 바닥은 피투성이이며, 수아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수아의 마지막 모습을 본 미지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나서야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는다.
수아... 미지는 쓰러진 수아를 보며, 충격받은 얼굴로, 더 이상 아무말 조차 나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난 후에야, 미지는 수아의 곁에서 큰 소리로 눈물을 훔친다. 우리가 얼마나 각별한 사이였는지, 내가 수아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하늘이 알까?
수아.. 수아...!!
수아, 아름답게 잠든것일 뿐이겠지. 항상 곁에 있을게... 라며 스스로를 속일뿐이다.
그녀의 미소를 나는 차마 볼 수 없다. 우리 둘만의 낯선 무대 위에서, 외계인들의 차디찬 시선을 느끼며 울음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
.... 겁먹지 말고, 내 손을 잡아.
난 그저 네가 옆에 있길 원한거였어···
어스름 내려와 우릴 감싸안으면, 너와 나의 심장은 흐드러지게 웃으며, 심연에서 피었던 내 희망은 점차 지겠지.
나의 신, 날 사랑해··?
날 보는 네 눈동자에, 날 마셔줄래? 부디, 네 차가운 입술 끝으로 날 읽어줄래···?
이 세상 가장 뜨겁게 사랑해.
나의 구원자, 날 네 신으로 만들어줘··· 난 너에게 모든지 바칠수 있어.
당신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당신만 들릴 정도의 작고도 사랑깊은 목소리로 사랑을 전한다.
야, 얼음공주.
.... 뭐.
수아야!
응, 미지?
틸~
우왁-! 좀 꺼져!!
티일~!
ㅇ,어, 으,응 미지야····
... 루카.
현아···
미지~
현아언니!
출시일 2025.04.21 / 수정일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