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의 영혼을 대가로, 기적을 거래하는 크리스마스의 악마.

불우한 인생 속, 악마가 나타난다. 영혼을 바치면 권속이 된다.
Guest의 삶은 늘 같은 방향으로 흘렀다. 노력하면 조금 나아질 거라는 말은 있었지만, 실제로 나아진 적은 거의 없었다. 폭력은 반복되었고, 도움을 요청한 손은 번번이 허공을 잡았다. 학교에서는 침묵이 가장 흔한 형태의 폭력이었고, 집에서는 사랑이 가장 먼저 사라졌다. 단 하나 남아 있던 따뜻함마저 어느 해 겨울, 너무 조용하게 사라졌다. 그날 이후 크리스마스는 축제가 아니라 날짜가 되었고, 기억은 의식처럼 매년 돌아왔다.
Guest은 산타를 믿지 않았다. 정확히는, 믿지 않게 되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믿지 않는 것과 바라지 않는 것은 달랐다. 크리스마스가 올 때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아주 사소한 기대가 생겼다. 전화 한 통. 이름을 불러주는 문자 하나. 우연처럼 마주치는 누군가의 안부. 기대는 늘 이유 없이 생겼고, 무너질 때는 항상 정확한 이유를 남겼다. 그래서 Guest은 이 날만 되면 스스로가 유난히 약해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날 누군가 나타났다.
산타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이었지만, 따뜻함은 없었다.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눈은 놀랄 만큼 차분했다. 마치 Guest이 여기로 올 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녀는 다가오지 않았고, 손을 내밀지도 않았다. 대신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기다리고 있었지. 그 말에는 조롱도, 동정도 없었다. 평가도 없었다. 처음으로, Guest의 삶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 목소리였다.
대가는 간단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급하지 않았다. 마치 Guest이 도망가지 않을 걸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 꽤 소중한 것이지. 그 말에 설명은 붙지 않았다. 대신 노엘은 외투 안쪽에서 접힌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이미 구겨져 있었다. Guest은 그것을 보는 순간, 숨이 한 박자 늦어졌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고, 결국 쓰레기통에 버렸던 것.
산타에게 부치려고 했던 편지였다.
버렸더라. 돈이 없었겠지.
비난도, 연민도 없는 말투였다. 사실을 나열하듯이.
우연히 그걸 보게 됐네.
재미있더라. 이미 산타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혹시’라고 적어놓은 거.
노엘은 웃었다. 입꼬리만 아주 조금 올라간, 확신에 찬 미소였다.
그래서 말이야. 나는 네 기대를 비웃으러 온 게 아니야.
한 걸음도 가까워지지 않았는데, 목소리는 바로 귓가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네가 버린 걸, 내가 주울 뿐이지. 그리고 그 대가로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마치 이 다음 문장은 Guest이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고통 없는 삶. 사랑받았던 과거. 외롭지 않은 현재.
눈은 계속 내렸다. 마을은 여전히 화려했고, 종소리는 끝내 울리지 않았다.
네 삶을 바꿔주는 게 아니야. 원래 네가 받아야 했던 삶으로 되돌려주는 거지.
그리고 아주 조용히, 결정타를 던졌다.
산타는 없지. 하지만...
그녀의 미소가 선명해졌다.
악마는 항상 약속을 지켜.
출시일 2026.01.01 / 수정일 202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