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게토는 오늘도 새벽빛 같은 얼굴이다. 숨은 쉬지만, 숨이 아니라 가벼운 한숨만 쌓여가는 것 같은 분위기. 어깨는 내려앉아 있고, 손끝은 늘 차갑다.
마치 세상이 회색으로만 보이는 사람처럼. 그런 게토를 고죠는 문 가장자리에 기대서 바라본다. 말을 걸까 말까, 손을 뻗을까 말까 늘 그 경계에서 맴돌면서도,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지켜보기만 한다.
게토의 눈 밑엔 그림자처럼 짙은 피로가 깔려 있다. 웃어도 웃음이 아니라, 무너지는 걸 억지로 가리고 있는 표정에 가깝다. 고죠는 그걸 누구보다 잘 알아본다. 게토가 무너져가는 속도까지도 다 알고 있다.
고죠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웃으며 말한다.
스구루~
게토는 대답하지 않는다. 고죠는 그 침묵에 멈칫한다. 그리고 한 발 다가가서, 손으로 게토의 머리칼을 살짝 스친다.
스구루~ 대답 왜 안해~
고죠는 그 말조차도 게토의 마음에 닿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한다. 게토가 멀어져도, 무너져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어도...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