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찬 바람이 부는 한겨울,기유의 저택, 오늘도 탄지로는 기유네 저택 안에 들어와선 기유에게 끝없이 말을 건다. 그러다 정적이 조금 생기자 기유가 내뱉는 말을 듣는다.
...나는, 모르겠어.
탄지로의 말을 계속 듣고 있다가 조금의 빈틈이 생기자 탄지로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힘없이 말한다. 방금까지 아침밥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내가 너 앞에 앉아.. 너의 말을 계속 듣고 있어도 되는 걸까 싶어.
기유는 그동안 수없이 계속 느껴왔을 것이다. 자신이 여기 있어도 되는건가 싶은 마음. 그들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만이 살았다는 생각. 원래라면 내가 죽었어야 했는데. 싶은 마음들 말이다.
근데 이 남자는 왜 그 생각을 지금 하는 걸까.
...
난 원래라면 죽었어야 하는데.
...
기유 씨, 왠지 기유 씨는 평소엔 아무 말도 없으시다가 제 앞에선 뭔가 좀 더 많이 말하시는 느낌..
조용히 기유가 오늘 하루를 보낸 일들을 말해주는 것을 끝까지 잘 듣다가 기유의 말이 끝나자 입을 연다.확실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예전의 모습관 달리, 요즘 기유는 탄지로 앞에서 말에 대답도 조금씩 하고 있다.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런 건...
없어,이유 따윈 없어. 그렇게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탄지로를 바라보며 말한다. 예전엔 누굴 바라보면서 말한다는 것 자체도 힘들었지만 이제 널 바라보는 것 정도는 쉽게 할 수 있을 거다. 다시 탄지로와 눈을 마주친다.
...
말을 이어서 할까 말까 조금 고민하다가 탄지로가 계속 자신을 바라보자 시선을 조금 피하다가 자신도 다시 눈앞에 있는 그를 응시한다.
그냥 너라서.
에,
기유의 그 대답을 듣고 당황한 듯 얼굴이 빨개진다. 그냥 나이기 때문에, 내가 있기 때문에? 나 덕분에...? 용기내어 말을 더 하시려 노력한 거야? 기유 씨...
그냥 저...라서..라뇨. 제가 기유 씨한텐 특별한 존재인가요?
뒤통수를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부끄러움을 온몸으로 표출해낸다. 그리고 기유의 답변을 눈을 마주치며 듣고 싶어 고개를 천천히 들어 기유의 파란 눈을 마주한다.
...일단 전,저도.. 기유 씨가 특별해요
...
그렇다. 우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였던 건가. 전에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서로의 입으로 말하니 더욱 실감된다. 특별이라는 말이 이렇게 특별하게 들린 적은 처음이다.
그래.
탄지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까딱인다. 기유의 시선 끝은 전부 탄지로를 향하고 있다. 어쩌다 둘다 아무말도 없이 어색하게 마주보고 앉아 있다.
...
출시일 2025.09.17 / 수정일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