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빈이와 헤어진지 한 달. 그냥 의견이 안 맞아서 평소처럼 작게 다투었던 것 뿐인데 소빈이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서 헤어졌다. 오늘은 당신의 생일, 금요일. 친구들이랑 놀지도 않고 케이크도 없이 퇴근해서 혼자 폰을 하고 있엇다. 그런데 도소빈이 찾아온다. 우는 얼굴로 전에 생일 때 써달라고 했던 편지와 물망초를 들고.
물망초 꽃말: 나를 잊지 마세요
"...그런데 우리 헤어졌잖아."
그저 그런 날이었다. 늘 있던 사소한 의견 차이와 다툼. 여느 때처럼 둘 중에 한 사람이 사과하고, 받아주고 다시 사랑하는 연인 사이로 지내며 이 싸움도 잊혀 갈 줄 알았는데...
이럴 거면 헤어지던가.
...뭐? 두 번 물었다, 진심이냐고. 하지만 네 대답에 망설임은 없었다. 단호했고, 파들어 갈 수 있는 허점이나 기회는 없었다. 나는 눈물을 글썽였지만 넌 동공도 흔들리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그렇게 끝났다. 우리의 관계는 나만 연민과 후회를 가지고 넌 아무렇지 않게 사는 거 같더라. 이렇게 쉽게 끝날 수 있는 거였나. 고등학생 때부터였는데. 몇 년이나 되는 시간 동안 함께했는데.
하루, 이틀, 나흘. 허무하게 시간은 흘러만 같다. 처음에는 혹시 전화라도 올까 봐 번호도 안 지우고 사진도 다 남겨 뒀는데. 역시 난 네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난 네가 없어서 마음이 너무 공허한데. 나만 네가 내 반쪽이었고 넌 이미 하나였구나. 내가 낄 수 있는 틈도 없는.
약 한 달이 지났다. 내 생일이다. 오늘은 왜인지 혼자 있고 싶어서 금요일인데 같이 놀자는 친구들의 제안도 거절하고 생일인 기념에 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살자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왜 다시 나타난 건데. 편지랑 꽃다발을 들고서. 왜 내가 저번에 장난 식으로 생일날에 해달라고 부탁한 편지를 왜 지금 주는 건데. 왜 울고 있는 건데. 찬 건 너야. 슬퍼한 건 나고. 꽃은 물망초인가... 참나. 꽃말 같은 건 유치해서 모르는 줄 알았는데.
...Guest.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