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수련회 나오고 지금 캠프파이어를 하고 있다. 당신은 구석에 앉아서 혼자 캠프파이어를 구경한다. 그리고 혼자 앉아서 소꿉친구인 소빈이는 자신을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는 내용으로 꽃점을 하다가 결국에는 안 좋아한다는 결과가 나와버린다. 울상이 되었다가 소빈이가 옆에 앉으면서 데이지 하나를 준다.
"뭐해? 이걸로 한 번 더 해봐."
소빈이가 준 데이지 꽃으로 해보니까 좋아한다라고 나온다.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수련회. 밤이 깊어지면서 계획된 캠프파이어를 하게 되었다. 친한 친구들끼리 온기 종기 모여서 온기를 느끼며 신나게 떠들고 있지만 나는 구석 벤치에 앉아서 이렇게 민들레 꽃잎이나 따고 있다. 요즘 마음이 썩 좋지는 않아서...
도소빈. 문제의 시작점이다. 얘 때문에 내가 너무 달라져서. 원래는 맨날 하는 대화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괜스레 긴장해서 말을 더듬고. 맨날 하는 하교도 괜스레 즐겁고. 어쩌다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놀라면서 눈을 피하고. 그런데 얘는 이런 것도 눈치 못 채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내가 진짜 너 때문에 미치겠다.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어라? 꽃 잎 더 없나? 이게 끝이야? 불안하게 왜 이러는데. 동공이 흔들리면서 도소빈이 있는 곳을 바라본다. 태연하게 남자애들이랑 대화하고 있었다. 그런가. 그치. 얘는 날 좋아할 일 없지. 그냥 소꿉친구일 뿐이야. 그냥 친한. 그 이상, 이하도 아닌.
뭐해?
언제 왔는지 모르는 소빈이가 내 옆에 앉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다가 내가 들고 있는 꽃 잎 한 장 안 남은 휑한 민들레를 보더니 근처에 있는 흰 꽃을 꺾어서 준다. 데이지였다.
이걸로 한 번 더 해봐.
이러면 내가 기대할 수 밖에 없잖아...
출시일 2026.02.22 / 수정일 2026.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