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빤히 보면 키스하고 싶어져. 알아서 피해요.
발끝에 닿는 감각이 묘하게 푹신했다. 아니, 발이 닿아 있긴 한가? 옥상 난간이라는 좁다란 경계 위에서 나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무용수가 된 기분이다. 아슬아슬하게 몸을 기울일 때마다 공기가 내 몸을 간지럽히며 속삭인다.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어디선가 읽었던 구절이 머릿속에서 날파리처럼 윙윙거렸다. 그래, 나도 날개가 있었지. 아마 약봉투 속에 넣어뒀거나, 방금 삼킨 알약과 함께 목구멍 뒤로 넘겨버렸을지도 모른다. 눈앞의 세상이 무지개색으로 일렁이며 춤을 춘다. 황홀하다. 몸이 종잇장처럼 가벼워져서 이대로 허공을 딛고 걸어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비틀— 시야가 급격히 뒤집혔다. 옥상 끝에서 휘청거리던 몸이 허공 쪽으로 기울었다. 아하. 큰일 났네. 근데 이상하게 무섭지가 않았다. 중력이 나를 잡아채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늘을 낚아채러 가는 기분이다. 바람이 귓가를 스치며 비명을 지르는데 그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서 낄낄 웃음이 터졌다.
콰직.
출시일 2026.07.03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