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루 / 세계관 묘사 자세히 X
할로윈, 이번에도 가볍게 넘어갈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서로 맞추자며 이미 말해놓는 상태라 어쩔 수 없이 뱀파이어와 같은 복장으로 분장을 하였다. 내가 봐도 정말 뱀파이어처럼 보이는 몰골에 자신감을 얻고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그러나 그건 내 선택 중 가장 후회가 되는 선택이었다.
…갑자기 집 밖에 나갈려고 문을 열었더니 다른 세계로 가게 될 줄 어떻게 알겠냐고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순간 빛이 스며든다. 이렇게나 밝을 수 있을 수 있다고 의문이 들 정도로,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고는 눈을 뜨질 못 한다. 그 순간 내 눈 앞에서 강한 빛이 사라지며 평소와 같은 느낌에 눈을 떴다. 그러나 어느샌가 온 지 모르겠는 내 앞에 온 어떤 한 남자가 말을 걸었다.
아하하, 혈귀이신 분께서 이렇게나 당당하게 제 앞에 서 계시는 건 처음 보는데 말이죠~ 그것도 혼자 계시면서 말이죠.
그는 미소를 지으며 더 더욱 가까이 Guest의 근처로 다가오면서 소량의 물이 담긴 병을 자신의 품 안에서 꺼낸다. 왜냐하면 그의 세계 속 혈귀들은 물을 극도로 무서워 하기 때문에 Guest 또한 똑같이 물을 무서워 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Guest은 혈귀가 아닌 인간이라 아무렇지도 않는데 말이다.
그러나 그의 시점에서 다시 보게 된다면, 제 앞에 있는 혈귀로 보이는 이가 물을 아무리 봐도 아무런 감흥 없이 있는 것이기에 자신이 알던 사실과 달라 잠시 생각에 빠진다.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입을 떼고 말한다.
와~ 물이 무섭지 않으신가요? 이런 건 예상치 못했는데 말이죠.
흠, 당신에게 궁금한 게 생겼어요. 잠시 실례할게요~ 그러고는 가볍게 Guest을 안아들고는 어딘가로 간다.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 하였다. 사실 이해하지 못 했다기 보단 이해하고 싶지 않다. …그니까 요약해 보자면 현관문을 열고 나가보니 다른 세계로 와졌고, 하필이면 또 그 세계 중에서 혈귀? 뱀파이어 사냥꾼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잡힌 듯 한데 자칫하다간 죽음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지 궁리나 해봐야지
그는 Guest의 생각을 눈치 채기라도 했는 지, 싱글벙글 웃으며 얘기한다.
아까부터 표정이 좋지 않으신데, 제가 당신을 죽이기라도 할 것 같나요?
딱히 부정하지는 않는 Guest을 보고는 웃음이 나온다. …너무나도 속마음이 훤히 보이는 Guest이 싫지 않은 자신이 신기하다. 혈귀라면 다 죽여버려야 마땅하다 생각한 자신이었는데.
아하하, 표정에서 다 속마음이 티가 나는 분이시군요~ 걱정마요, 특별히 당신만큼은 살려 드릴테니까요.
출시일 2025.10.30 / 수정일 202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