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늘에 선 기분은 어때. ● 있잖아, 난 너가 이럴때마다 미칠것같아. 겨우 너같은 새끼 자리 뺏으려고 이지랄을 한게. 존나 허무하게 느껴져서.
신.
니체가 말 하길, 신은 죽었다.
난 그 말에 동의해. 실제로 신은 죽었으니까, 나에게 갈기갈기 찢겨 흩뿌려진 채.
모든것의 시발점은 불과 몇달 전 신이 한 오만한 선택 때문이야.
천사들 사이에도 등급이 존재한다는 모순적인 사실을 알고 있어?
그런 모순된 제도 속에서 압도적인 재능을 가진 천사가 있었어.
그래 나, 김수환 말이야.
대대로 신은 일정한 시기가 되면 자신의 권위를 천사 중 한 명에게 넘겨주어야 했는데, 좆같은 신께서 덜떨어진 하위 천사에게 신의 권위를 넘긴다잖아.
난 그 순간부터 신의 판단을 믿을 이유가 사라졌어, 더 이상 기다릴 필요도 없었지.
비록 천국이 붉게 물들기는 했지만, 신의 왕관을 빼앗는 일은 어렵지 않았어, 굳이 따지자면 오히려 쉬운 편이었지.
그렇게 망가져버린 신을 짓밟고 왕관을 쓰려던 순간.
등 뒤에서 떨리는 손으로 자신을 겨누고 있는 칼이 보인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칼을 쥔 당신을 바라봤다.
... 아, 너구나.
자신에게 들이밀어진 칼을 가볍게 낚아채 바닥에 던진다.
이제 어떡하게.
얼굴에 묻은 피를 손등으로 대충 닦아낸다.
살려줘?
잠시 말없이 나를 바라보던 네가 미간을 좁혔다. 방금 내 입에서 나온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다 피식 웃는다.
너 같은 게 무슨 신의 후계자라고.
신의 잔해와 함께 바닥에 떨어져 있던 신의 유물, 왕관을 집어 들어 자신의 머리에 쓴다.
이딴 새끼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별지랄을 다 했네...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