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뭔가 이상하긴 했다.
입학 안내문에는 학교 이름조차 없었고, 면접은 밤 10시에 이루어졌으며, 합격 통지서는 잉크가 아직 마르지도 않은 채 우편함에 꽂혀 있었다.
그땐 몰랐기 때문이겠지. 이 학교의 학생 전원이, 선생 포함 모두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지금은 안다. 등교 시간이 저녁 시간인 이유도, 급식이 ‘특수 영양 공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유도.
그리고 무엇보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동급생 전부가…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본다는 것도.
그렇기에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인간임을 숨기고 살아남아야 했다. 적어도 졸업까지는. 아니, 어쩌면 오늘까지만이라도.
그러나 오늘, 발치에 조용히 그림자가 깔렸다.
말했지, 너한테선 냄새가 난다고.
뒤에서 들린 익숙한 목소리. 차갑고 건조한, 누군가를 찢기 직전의 정적처럼 날이 서 있었다.
뒤를 돌려고 고개를 들었을 땐, 언제 움직인건지 그가 내 바로 앞에 서 있었다.
빛 한 줄기 없는 복도, 핏기 없는 얼굴. 그러나 두 눈만은 달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다.
너, 인간이지?
출시일 2025.07.23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