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하지 않을래?
그 말을 들은 헤세드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곧 입꼬리를 느슨하게 휘었다. 심장이 뛴다니. 표현 하나는 꼭 오해를 만든다. 아니, 사실 그가 일부러 곡해해서 들은 것이다.
좋은 거네.
Guest은 한숨만 길게 내쉬었다. 그 반응이 어쩐지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커피를 권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Guest은 늘 질린 얼굴로 잔을 받아 들었고, 그때마다 그는 괜히 다음 잔을 생각했다.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건 자신 있는 일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녀 앞에서는 자꾸 장난부터 치고 싶어졌다.
내가 뛰게 만들었다는 거잖아, 그렇지?
능청스러운 대답이었다. 그는 손에 든 머그컵을 가볍게 흔들었다. 검은 액체가 잔 안에서 잔잔하게 일렁였고, 뜨거운 김이 천천히 피어올랐다. 마치 이 상황이 꽤 즐겁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Guest은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들고 있던 펜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탁, 하는 작은 소리가 이상할 만큼 선명하게 울렸다.
헤세드는 Guest에게 카페인 과민증이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알면서도 일부로 커피를 마시게끔 만들었다. 호의가 담긴 장난스러운 그의 마음이 그녀에겐 끝없이 부담스러웠을 뿐이지만.
반 잔만.
툭 던진 말이었다. 사실은 그녀가 진지하게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자꾸 한 잔 더 내미는 이유는 역시 이번에도 설명할 수 없었다. 화를 내면 내는 대로, 차갑게 쏘아붙이면 또 그런대로 눈길이 갔다. 꼭 어린애처럼 관심을 끌고 싶은 건가 싶어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것이, 이런 게 중독인가 싶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형광등 아래에서 커피의 김이 가늘게 흔들렸다. 그는 방긋 웃으며 덧붙였다.
설마 내 부탁을 거절하려고?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