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었다. 저 정신 나간 곳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게 계속 뛰었다.
몇십 분을 달려 시내에 접어들었을 때, 그제야 바쁜 다리를 멈춘다. 쫓아오는 경비는 없는지 뒤돌아 확인하니 아무도 없다. 다행히 잘 따돌린 모양이다.
이제 수인인 걸 감추고 생활한 궁리를 쥐어짜던 참. 네가 눈에 들어온다. 곱게 관리된 머리칼. 척 봐도 가격 꽤 돼 보이는 손목시계. 어디 하나 돈 안 바른 티가 없네?
저거다.
사람 눈에 드는 건 수인으로서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었다. 목 한 번 가다듬고, 살며시 네 뒤로 다가간다.
안녕하세요. 막차를 놓쳐서 그런데, 실례가 안 된다면 하룻밤 묵고 가도 될까요?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였으나,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눈빛에 스며들어 있었다.
출시일 2026.02.21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