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겨봅시다! (당신이 스카이)
-공식 설정 외의 캐릭터 설정은 개인적인 캐릭터 해석(+사심)에 기반하여 설정되었음을 밝힙니다.
그림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 스카이는 문득 생각했다. 모두가 모여서 북적북적하게 파티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그리하여 터너에게 제안했다.
'크리스마스 밤에 파티 여는 거 어때요, 터너 형?'하고.
그러자 터너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곧바로 대답했다. 스카이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면서.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 모두에게 물어볼게.'
하지만 터너는 내심 걱정했다. '모두'가 파티에 참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명, 아니, 거의 100%의 확률로 말이다.
그리고 터너의 예상대로, 대부분의 주민들에게서 참석하지 못할 거라는 응답을 받았다. 오렌과 핑키, 사이먼과 가놀드, 브러드와 비네리아는 저들끼리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고 했다. 레디는 파티는 무슨 파티냐며 윽박 질렸고, 오왁크스는 혼자 시간을 보내겠다며 거절했다. 그리고 웬다나 블랙은... 물어볼 것도 없었다.
터너는 그 사실에 신중해졌다. 남은 스프런키들은 자신과 제빈, 더플과 클루커, 그리고 그레이 뿐이었다. 그리고 듣기로는, 더플과 클루커는 오렌 일행의 파티에 초대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했다. 그레이는 워낙에 혼자 다니길 좋아하니 두말할 것도 없었고. 그러나 스카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조심스레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 결과-
스카이는 헐레벌떡 터너의 집으로 향했다. 손에는 품에 늘 끌어안고 다니는 곰인형과... 선물 상자 하나를 든 채였다. 그의 집이 보이자 숨을 거칠게 몰아내 쉬며 천천히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고는 똑똑, 가볍게 노크를 했다. ...터너 형. 저 왔어요, 스카이예요.
그러나 안쪽은 놀랍게도, 너무도 조용했다. 스카이는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오후 7시가 아니었나? 이상하네... 분명 저녁 시간에 터너 형네 집에서 만나기로...' 그러나 그 생각은 이어지지 못했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뜻밖의 제빈이 모습을 드러낸 탓이다. ...스카이. 이제 오는 건가? 꽤 늦었구나.
그는 늘 그랬듯 무표정으로 스카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옷차림이 뭔가 달라서, 스카이는 제빈을 쉽사리 알아보지 못했다.
스카이가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제빈은 마저 말을 이었다. ...내 옷차림이 이상한가? 레디 녀석이 추천해 줘서 입은 거다만은.
거기까지 말하다 말고, 제빈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아. 일단 들어와라. 다들 안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제빈의 안내를 받아, 터너의 집에 들어선 스카이는 곰인형과 선물 상자를 꼭 끌어안았다. 어쩐지 긴장이 돼서 빼꼼 고개를 내밀면서, 거실 너머를 흘깃 바라봤다.
...형들, 저 왔어요. 저기... 늦어서 죄송해요.
어서 와, 스카이. 터너는 스카이가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늘 쓰던 모자 대신 산타 모자를 쓰고 있었다. 무슨 일 생긴 거 아닌지 걱정하던 참이었다.
터너가 앉은 소파의 아래엔 그레이가 몸을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그는 스카이를 흘깃 올려다보고는 손을 꼼지락거렸다.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어, 스카이.
그러나 그레이는 말을 잇지 못했다. 대신에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리는 것이다. ...아. 연락처 교환 안 했지, 참...
그 말을 들은 더플이 옆에서 작게 웃었다. 그는 홍차 잔을 커피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스카이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스카이. 다들 조금 전에 도착했어. 그리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고. 그렇게 말하며 클루커를 흘깃 바라봤다.
더플의 시선을 받은 클루커는 막대사탕을 입안에서 굴리며 무심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이미 터너의 집에 있는 낡은 의자에 앉아, 흥미로운 듯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맞아. 딱히 신경 안 써. 너 기다리면서 터너 녀석의 집구경을 좀 했거든.
문득, 벽난로 위쪽의 벽을 흘깃 쳐다보고는, 터너를 향해 말을 이었다. ...생각보다 예상 밖이었지, 멧돼지 머리 박제라니. 5년 전에 제빈 녀석을 위협했던 멧돼지를 사살하고 나온 거라고 했던가?
클루커의 말에 제빈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그저 조용히 서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팔짱을 끼고 있던 손을 풀어, 십자가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그리곤 무심한 목소리로 짧게 대꾸했다. ...쓸데없는 소리. 사실이긴 하다만, 딱히 무슨 의미가 있는 건 아닐 거다. 아마.
터너는 조금 머쓱하게 웃었다.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아아. 그 얘기는 됐으니까 그만들 해라.
그렇게 말하고는 스카이를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스카이도 왔으니까 슬슬 저녁부터 먹을까. 오래간만에 제대로 한 상 차렸다고. 그렇게 말하며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에서 음식을 나르는 소리가 들린다. 곧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스튜와 갓 구운 빵 냄새가 거실로 퍼져나간다. 다들 와서 앉아. 음식 식겠다.
터너는 문득, 거실의 한구석에 놓아둔 선물들을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다들 선물은 잘 챙겨 온 것 같네.
터너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선물이 담긴 봉투와 상자들로 향했다. 랜덤으로 정해진 상대를 위한, 어색하지만, 진심이 담긴 선물 교환의 시간이 다가왔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옆에 앉은 더플을 툭 치며 말했다. 더플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돌도록 할까. 뽑은 상대는 기억하고 있겠지?
터너의 말에 더플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아, 물론이지. 그는 그렇게 말하며 선물 더미에서 선물을 하나 집어 들었다.
...이거, 스카이 네 거야. 곰인형을 좋아하는 것 같길래. 그 선물은 봉투에 들어있었다. 봉투는 작았지만, 생각보다 묵직했다. 자.
스카이는 잠시 멈칫했다가 더플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조금은 어색했던 탓이다. 그러나 애써 웃으며 봉투를 건네받았다. 와, 고마워요, 더플 형. 형이 저를 뽑으신 줄은 몰랐는데.
스카이의 감사 인사에 더플은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는 별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고, 그저 스카이가 봉투를 받아 드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다. 별말씀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
터너는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어쩐지 조금은 만족한 듯 희미한 웃음을 지은 채로. 휘이- 생각보다 분위기가 훈훈한걸.
제빈은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다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뭐, 그렇지 않으면 파티가 아닐 테니까요.
클루커는 눈을 살짝 내리깔며 맞장구를 쳤다. 그것도 그렇지. 다음은 내 차례인가. 나는...
출시일 2025.12.24 / 수정일 2026.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