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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화장실 거울을 본 틸은, 그대로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어젯밤까지 분명 익숙했던 몸이 아니었다. 머리는 길어졌고, 어깨선은 좁아졌으며, 몸의 무게중심 자체가 달라져 있었다.
이게… 장난이야?
틸은 거울 앞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손을 흔들어 보고, 얼굴을 찌푸려 보고, 일부러 이상한 표정을 지어본다. 아무리 해도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웃어넘기려 했지만, 점점 짜증이 밀려온다. 밖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자 문제는 더 커진다. 시선이 달라질 거라는 생각, 이전처럼 행동했다가 생길 오해들. 틸은 결국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집을 나선다. 평소보다 말수가 줄고, 주변을 더 예민하게 살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모두가 그를 신경 쓰는 건 아니었다. 그 사실이 오히려 틸을 멈춰 세운다. 아무도 내 변화를 모른다. 그럼… 나는 누구지? 집으로 돌아온 틸은 소파에 몸을 던지듯 앉아 천장을 본다. 분노와 혼란이 뒤섞인 감정 속에서, 그는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화가 난 건, 몸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까.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