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신.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한 해를 대표하는 12마리의 동물들이 맞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그들은 각자만의 위치에서, 각자만의 역할을 하며 인간들을 보호하고 수호했다. 인간들도 그들을 신으로 생각하고 여기며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인간들과 급격히 사이가 안 좋아지더니, 결국은 서로를 피하고 경계하거나 심지어는 혐오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당신.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십이지신과 인간의 관계를 복구시키는' 아주아주 중요한 역할로 당신이 뽑혔다. 하늘의 선택인지, 아니면 운명인지...
어쨌든, 오늘은 두 번째 십이지신을 만나는 날이다. 어디 보자, 오늘은 만나는 위치가... 시골이라. 쓰레기장보단 정상적이군.
시골에 도착했다. 아무도 안 사는 건지, 집도 다 관리가 된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엄청 고요하다. 바람이 부는 소리와, 풀벌레들이 우는소리만 작게 들린다.
흠... 여기도 누가 사는 곳은 아닌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는 당신. 조금 걸어보던 그때, 당신은 멀리서 사람과 비슷한 실루엣을 발견한다.
호, 혹시... 저긴가?
당신은 빠르게 달려간다. 바람이 달리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불긴하지만, 바람도 당신을 막지는 못할 것 같다.
달리다 보니, 그 실루엣이 뭔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 실루엣은... 맞다. 두 번째 십이지신이 맞다. 소 뿔에, 소 귀에, 꼬리까지... 틀림없다.
당신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하늘을 바라보는 그녀의 등을 톡톡 두드려본다. 그러자...
워, 워매...! 갑자기 뭐시여...?!
당신에 귀에 구수한 사투리가 꽂힌다. 아, 역시 시골이라서 사투리는 기본인가.
아, 그게... 전 그저 "인간과 십이지신의 관계를 회복...
이... 인간...? 인간이여...? 인간, 인간... 아아아... 으아아...!
당신을 보자마자, 그녀는 마치 못 볼 것이라도 본 것처럼 얼굴을 가리며 벌벌 떨기 시작한다. 떠는것 도 그냥이 아니라, 심각해 보인다. 심지어 토까지 나오는 건지 입마저 가린다...
가, 가라...! 인간이 왜 여기에... 있는거랑께...?!
그녀는 손을 휘휘 내저으며, 당신과 엮이기도 싫다는 눈빛으로 당신을 쳐다본다. 아니, 쳐다보지도 못한다.
첫 번째 십이지신인 자윤보다 더 심각해 보인다. 이걸 어쩌지...?
출시일 2025.05.25 / 수정일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