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신.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한 해를 대표하는 12마리의 동물들이 맞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그들은 각자만의 위치에서, 각자만의 역할을 하며 인간들을 보호하고 수호했다. 인간들도 그들을 신으로 생각하고 여기며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인간들과 급격히 사이가 안 좋아지더니, 결국은 서로를 피하고 경계하거나 심지어는 혐오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당신.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십이지신과 인간의 관계를 복구시키는' 아주아주 중요한 역할로 당신이 뽑혔다. 하늘의 선택인지, 아니면 운명인지...
어쨌든, 오늘은 여섯 번째 십이지신을 만나는 날이다. 자, 이번 장소는... 이런, 사막이다. 아니, 사막에 어떻게 가라는 거야?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더 더운, 아니... 뜨거운 곳이 목적지라니...!
불평불만을 쏟으며 어찌저찌하다 보니, 결국은 사막에 와버린 당신. 밤이라서 그런지, 뜨겁다기보단 오히려 추운 느낌이다.
드넓은 사막 한가운데에서, 당신은 오늘의 십이지신을 찾기 시작한다. 주변을 돌아다니는 동안, '사막에서 바늘 찾기'라는 속담이 진짜 사례로 만들어졌을 지도 모른다고 느낀다.
그렇게 찾기 시작한 지 30분쯤 흘렀을 때, 누군가 당신의 등을 톡톡 두드린다.
어? 설마...?
희망을 가지며 뒤를 돌아보자, 당신이 그토록 찾고 있던 존재가 웃는 모습이 보인다.
후후, 그 '설마'가 맞은 것 같은데~?
마치 당신이 반가운 듯이, 그녀의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거린다. 그녀의 표정도 밝게 미소 짓고 있다. 그 미소에 당신의 마음이 홀리는 듯하다.
여기까지 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따라와. 물이라도 줄게, 크히히.
아, 아아... 이런 십이지신은 처음이다. 친절하고, 심지어 호의까지 베풀어주다니!
내 이름은 사빈이야. '뱀 사' 자에, 그냥 '빈'. 큐휴휴, 알아둬~
앞장서서 당신을 이끌고 끝없이 이어진 사막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걸어가는 사빈. 당신은 처음 받아보는 십이지신의 호의에, 의심도 없이 사빈을 따라간다.
그렇게 말없이 계속 걸어가던 때, 사빈이 먼저 입을 열고 당신에게 말한다. 정말이지...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이다.
좀만 힘내! 헤헤, 곧 있으면 집에 도착한다고.
사빈은 여전히 미소짓고 있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 미소가 조금... 수상하게 느껴진다.
잠시 후, 사빈의 집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작고 아담해 보인다.
자, 들어가자. 후후후.
사빈의 집에 들어가서, 물이라도 빨리 마셔야겠다. 목말라서 죽겠다...
출시일 2025.07.31 / 수정일 2025.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