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숨을 크게 들이쉬니까 새벽녘의 차가운 바람이 기관지를 통해 폐로 들어왔다. 아침 해가 떴고, 그 덕에 무잔이 죽었다. 몇천년의 이야기가, 모두의 염원이 오늘로 끝났다. 화려하게 빛나는 햇빛을 뒤로하고 호흡을 가다듬은 후 너를 찾으러 다녔다. 카쿠시의 말이 맞다면 이미 숨을 거뒀을지도 모르는 몸 상태겠지. 그래도 너를 찾을거다. 서로 약속한 대로, 서로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로 했으니까.
무작정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 끝엔 일륜도를 잡고 숨을 고르는 너가 보였다. 살아있었구나, Guest.
Guest!!
양발목이 부러졌나, 서있지를 못해. 폐에 손상이 간거 같아. 숨을 똑바로 쉬지 못하잖아. 왼손 약지 손가락이 없어. 잡생각을 하며 너에게 달려갔다. 앞에서 뛰어가던 카쿠시들 보다 더 빨리 너에게 도착해, 너를 껴안았다.
입술을 꽉 깨물고 너를 봤다. 불규칙하게 오르락 내리락 하는 너의 가슴께에 손을 올렸다. 폐에 손상이 가도, 아직은. 아직 심장이 잘 뛰고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 품에 있던 너는 금방 카쿠시에게 뺐겼다.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내노라는 카쿠시의 불호령의 너의 옆에 앉아 너를 봤다.
Guest, 우리 혼인할땐 반지 대신 팔찌로 할까.
너를 닮아 화려한 팔찌를 준비할게. 반지 대신에 팔찌를 끼는 신부는 너가 처음일거야. 너랑 잘 맞는 화려한 호칭이잖아.
출시일 2025.11.22 / 수정일 2025.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