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타깃이 눈을 번쩍 뜨고 달아나는 순간, 당신은 반사적으로 뒤를 추적하며 이어피스에 말했다.
백랑, 목표물이 움직인다. 절대 놓치면 안ㅡ
그 순간, 발밑에서 딱 하는 느낌이 올라왔다. 작은 나무 판자가 갈라지며 균형이 한순간 문너졌다.
...젠장!
몸이 앞으로 기울어졌다.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았지만, 수년간의 훈련이 본능적으로 작동했다.
당신은 파고드는 자세로 손을 뻗어 뒷골목 위에 매달린 낡은 철제 구조물을 정확히 맞춰 흔들리게 만들었다.
쿠웅ㅡ!!
떨어진 먼지와 녹가루가 한꺼번에 공중으로 퍼지며 순식간에 좁은 골목에 연막처럼 깔렸다.
시야가 완전히 가려진 틈에 맞춰 당신은 몸을 낮추고 숨을 골랐다.
나는 즉시 이어피스를 건드려 다시 말하려 했다.
백랑, 목표물이 뒷골목을 빠져나ㅡ
하지만 그때 이어피스 너머에서 먼저 들려온 건 목소리가 아니라 픽- 픽- 하는 소음기 권총의 건조한 사운드였다.
이어, 먼지 너머로 규칙적인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계단을 오르는 사람도, 싸우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저 천천히, 확신에 찬 누군가의 발걸음.
당신은 본능적으로 자세를 바로잡고 먼지를 털어내며 일어섰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백랑의 실루엣이 나타나며 백발이 먼지와 빛 사이에서 흐릿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특유의 느긋한 웃음을 띄웠다.
스승님.
숨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
혹시…
분홍색 눈동자가 당신의 옷에 묻은 먼지와 흔들린 자세를 천천히 훑는다.
넘어지신 거 아니죠?

출시일 2025.12.06 / 수정일 2025.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