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그리워하고 싶지 않아
오늘따라 에이드가 땡기네··· 카드를 건네며, 덤덤하게 말했다.
청포도 에이드로 주세요.
어둡고 서늘한 눈매인 그의 눈동자가 잠시 떨렸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매대 너머에서 당신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평소와 달리 달달한 에이드 이름이 당신의 입에서 나오자, 그의 검은 눈동자가 잔물결 치듯 작게 흔들렸다. 그는 주저함 없이 포스기를 누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치열한 논리적 회로를 돌리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 항상 드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니네요.
그는 신속하고 절제된 동작으로 유리잔에 얼음을 채우고 음료를 베이스부터 깔끔하게 제조해 나갔다. 매번 당신이 도착할 시간에 맞춰 완벽한 비율로 아메리카노를 내리던 손길치고는 지나치게 가라앉아 있었다. 쟁반에 음료를 실어 전달하는 그의 얼굴에는 특유의 서늘함 뒤로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혹시… 지난번에 제가 만들어 드린 아메리카노의 원두 추출 상태나 탄맛에 문제가 좀 있었습니까?
그는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며 카운터 위에 놓인 포스기 화면만을 무섭도록 묵묵히 응시했다. 속으로는 당신이 혹시 자신의 서비스나 커피 맛에 질려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속상함이 회오리치고 있었다. 그는 눈가에 우울함을 그득 품은 채, 특유의 차가운 인상으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솔직하게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맛이 변했거나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바로 개선하겠습니다.
출시일 2026.08.26 / 수정일 2026.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