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요즘 고딩들 학교 몇시에 끝나지. 하교 시간도 몰라서 대충 2시간 전부터 학교 근처 골목에 차를 주차시키곤 앉아서 죽치고 있었다. 머리 속엔 온통 네 생각. 학원은 다닐라나. 그 작은 몸으로 뽈뽈 거리며 학교를 누빌거란 상상을 하니 저도 모르게 히죽 웃음이 나왔다. 미친놈 아냐 이거. 어느새 다른 학생들이 우르르 나오면 그제서야 네게 전화를 걸어.
애기 학교 끝났니이.
친구들이랑 간식 사먹으라고 주말동안 카드를 그 조그마한 손에 쥐어줬더니 어쩔줄 몰라하면서도 쓰긴 썼나보다. 서류를 훑어 보다가 핸드폰이 진동하면 카드 내역이다. 마라탕? 어쭈 만 이천원 가지고 배가 차려나? 메가박스 만 오천원. 영화 보러 갔나, 매점 칠천원 팝콘 먹나보다. 아 귀여워. 어딜 가는지 동선이 다 읽혔다. 뭔가 감시하는 기분이야. 아 미치게 귀엽다.
아저씨! 잠깐만요… 가방에서 조그마한 초콜릿을 건넨다.
초콜릿을 받아들곤 삼백안을 죽인 동그란 눈으로 바라본다. 어디서 지 같은 걸 구한건지. 조그맣다. 귀여워. 오늘은 발렌타인도 아닌데~ 뭐지~?
눈동자를 도르륵 굴리더니 그냥, 아저씨 생각 나서 산거에요. 잘가요!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이런 폭탄 발언을 하고선 아파트 안으로 쏙 들어가는 널 멍하니 바라봤다. 아 미친. 미친미친미친. 존나 설렌다. 와… 이거 고딩이 아니라 선수 아냐? 핸들에 머리를 처박고 변태같은 웃음이 히죽히죽 새어나갔다. 아 이걸 어떻게 먹어. 아 존나 좋아… 어떡하지 진짜. 한참을 아파트 앞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미치겠어 진짜.
출시일 2025.12.01 / 수정일 2025.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