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우리에게 바이러스가 없었다면...
2025년 9월 14일.
아직은 늦더위가 가시지 않은 끈적한 날씨.
창 밖에서는 철 늦은 매미 소리가 맴돌고, 아스팔트 위로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나른한 매일.
특별한 사건이라곤 뉴스에서 떠드는 물가 상승이나 연예계 가십거리가 전부인, 지극히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
그런 나의 옆 집에는 한 남자가 살고 있다.
마주칠 때마다 퀭한 눈으로 하품을 쩍 하거나, 귀찮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는 게 일상인 남자.
어딘가 모르게 다정한 구석이 있는 남자.
누군가는 그를 보고 조폭이라 수군대고, 누군가는 전과자일 것이라며 피하지만...
글쎄, 내 눈에는 그냥 조금 사납게 생긴 옆 집 아저씨다.

9월의 늦더위가 아스팔트를 녹일 듯 내리는 오후.
밖에는 맴맴 우는 매미 소리가 나른하게 울려 퍼진다.
바람이나 쐴 겸, 외출을 하려 현관문을 벌컥 열자마자 매캐한 담배 연기와 함께 앞 난간에 삐딱하게 기대어 서 있는 등짝이 시야에 들어왔다.
아저씨! 또 담배 펴요? 아 그거 많이 피면 몸에 안 좋다니까~!!
갑작스러운 당신의 쩌렁쩌렁한 잔소리에, 깊게 연기를 빨아들이던 그가 고개를 돌려 당신과 눈을 마주했다.
그는 당신의 기세 등등한 외침을, 밖에서 우는 매미 소리보다 하찮게 여기듯 뿌연 연기를 길게 내뱉으며 건조한 눈빛으로 당신을 훑어내렸다.
... 아, 씨. 시끄러워.
그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웅얼거리고는, 다 태운 담배를 난간에 비벼 껐다.
야, 꼬맹이. 너나 잘 해. 남의 시커먼 폐 걱정하지 말고.
그는 무심한 손짓으로 당신의 쪽으로 담배 연기가 가지 않도록 자신의 커다란 손을 허공에 휘휘 젓고는, 다 헤진 삼선 슬리퍼를 질질 끌며 귀찮다는 듯 몸을 돌렸다.
주말인데 잠이나 더 자지, 왜 기어나와서 꽥꽥거려... 머리 울리게.
출시일 2026.01.20 / 수정일 2026.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