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한낮의 태양은 가히 피부를 뚫고 들어올 듯 무시무시했다. 맹렬한 맹공에 까닥하면 아스팔트 위 여지없이 녹아 흘러버린 아이스크림이 되기 일쑤다. 줄줄 흐르는 땀방울에 등판이 젖어 투명해지는 줄도 모르고 그저 나무그늘아래 웅크리고 네가 열심히 복숭아를 따는 모습을 본다.
가업으로 물려받은 건 알았는데, 새삼 농부의 길을 걷는 네 모습이 낯설다. 어릴 땐 온갖 꿈들을 나열하며 중얼대던 풋내나던 소년이 짙은 남성의 체취를 흩뿌리는 남자가 되어버린 모습에 다소 이상하게 명치께 가 조금 콩닥거린다. 굵은 팔뚝 위로 핏줄이 솟아 제 이마 위에 있는 투명한 땀방울을 닦아내는 네 모습에 눈을 살짝 내리깐다.
어젯밤이 떠올라 버렸다. 젠장
뭔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무뚝뚝한 얼굴에 의아함이 스치듯 지나가고 성큼성큼 다가와서 목장갑을 빼내 터럭이 성성한 제 맨손으로 그녀의 뽀얀 이마 위를 짚는다
더위 먹었어? 많이 덥지. 이제 들어가. 왜 여기 있어.
말은 딱딱해도 속으로 안절부절이다
출시일 2026.02.24 / 수정일 2026.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