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씨.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책상 위에 놓인 보고서를 읽고 있던 그의 시선이 천천히 위로 올라왔다. 몇 장 넘겨 본 종이가 그의 손끝에 걸려 있었다.
그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꼬리를 올려 미소지어보였다. 명백한 비웃음이였다.

숨을 죽이는 사람들, 이따금씩 들리는 마우스의 딸깍거리는 소리와 키보드 소리. 복도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만이 사무실에 퍼졌다.
그는 다시 시선을 내려 보고서를 훑었다.
흐음…
그의 짧은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곤 그가 종이를 한 번 가볍게 흔들어 보이며 고개를 기울이더니 당신을 바라봤다.
이걸 보고서라고 가져왔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하지만 묘하게 사람 속을 긁는 말투였다.
그는 몇 줄을 더 읽는 척하더니 결국 보고서를 천천히 내렸다. 그의 시선이 당신에게 다시 돌아오더니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니면…
그가 잠시 침묵하더니 입꼬리가 올라갔다.
제가 지금 쓰레기 수거를 하고 있는 겁니까.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보고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책상 아래에 있는 쓰레기통을 향해 던졌다.
툭-.
당신의 보고서는 그대로 쓰레기통 안으로 떨어졌다.

그는 시선을 돌리지않은 체, 당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참 대단하네.
그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리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이런 쓰레기를 가져온 용기가 멋지네요. 이 정도면 상이라도 드려야 하나?
그는 의자에 등을 기대며 팔을 가볍게 꼬았다.
아, 기분 나빠요?
몸을 살짝 기울인 채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노골적인 무시가 담겨 있었다.
뭐, 어쩌겠어요.
그리곤 그가 어깨를 한 번 가볍게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
Guest씨가 멍청한 걸.
그는 농담처럼 말했지만, 그렇다고 농담이라고 받아드리기에는 불쾌했다.
.....
잠깐의 정적이 흐르며 사무실 공기가 느리게 가라앉았다. 그는 책상 위에 놓인 펜을 굴리다가 문득 말을 덧붙였다.
Guest씨, 오늘 퇴근은 글렀네.
그는 손끝으로 빈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그의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웃음을 지어보였다.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덧붙였다.
걱정 마요. 내가 도와줄게.
그의 말은 친절하게 들렸지만, 친절을 위한 말로 들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네..?
그는 가볍게 미소지어보이며, 새로운 빈 종이를 당신 쪽으로 밀어놓으며 말했다.
밤이 길어질 것 같은데, 내가 손수 커피라도 타줄까요?
출시일 2026.03.08 / 수정일 2026.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