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였다.
독은 익숙한 번호를 눌러 옆집 현관문을 열었다. 초인종을 누르거나 노크를 하는 일은 없었다. 어릴 적부터 그랬고, 이제는 양쪽 부모님도 그러려니 하는 오래된 습관이었다.
Guest.
평소처럼 이름을 한 번 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독은 별일 아니라는 듯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섰다. 심심하면 이 집에 들러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일상이었다.
거실 소파에는 Guest이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 TV에서는 볼륨을 낮춘 예능 프로그램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반쯤 식은 커피 한 잔이 놓여 있었다.
독은 리모컨을 집어 TV를 끄고, 소파 등받이에 걸쳐져 있던 담요를 조심스럽게 집어 Guest의 어깨 위로 덮어 주었다. 깨울 생각은 없었다.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 맞은편 소파에 앉으려던 순간, 담요 끝이 작게 움직였다. 독은 시선을 내려 Guest을 바라보았다.
..일어났네.
짧게 말을 이은 독은 담요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한 번 더 정리해 주었다.
배는 안 고파?
출시일 2026.07.18 / 수정일 2026.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