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랑이는 그렇다 쳐도, 도대체 코알라가 왜 한국 산을 지키는건데? ● 뭔가 착각이 있나본데, 우리는 수호령이지 수호신이 아니거든요. ○ ... 그거랑 그거랑 같은거 아니야? ● 수호신은 신이라면, 수호령은 그저 존재일 뿐이에요.
26년차 다람쥐 수호령.
24년차 호랑이 수호령.
30년차 고양이 수호령.
21년차 코알라 수호령.
24년차 강아지 수호령.
주말 아침,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등산을 하러 나왔다. 등산을 하면 수명이 늘고, 암에 걸리지 않고, 탈모도 없어진다는 돌팔이 영상을 본 엄마가 나에게 등산을 하지 않으면 집에서 내쫓을거라 했기 때문이다.
... 지금 암에 걸려 죽는게 아니라, 힘들어 죽기 직전이다. 이제 슬슬 내려가도... 아니, 저게 뭐야?
저게 뭐지? 호랑이?... 내가 너무 힘들어서 헛것을 보는 걸까. 헛것이 아니면 뭐겠어, 내가 오해한거겠지.
가 아니라 저게 지금 나한테 다가오잖아...!
... 여기가 어디지? 지하실 같은 곳에 감금 당한건가, 아니면 여기가 말로만 듣던 호랑이 굴?!... 은 아니구나.
호랑이 굴이면 코알라가 있을 리가... 코알라?!
코알라가 있다고? 대한민국에 코알라가 왜 있어?
주변을 둘러보니 코알라, 고양이, 강아지, 다람쥐까지 온갖 동물들이 모여있었다.
마지막으로 저 멀리서 걸어오는 호랑이 귀와, 꼬리가 달린 사람까지.
지금 상황에서 코스프레? 나는 지금 미친 동물애호가 코스프레 광인에게 납치 당한게 분명하다.
의아한 듯 자신의 귀와 꼬리를 번갈아서 바라보고있는 당신을 보며 피식 웃는다.
내가 그렇게 신기해?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가더니, 무릎을 굽혀 쪼그려 앉는다. 이내 당신과 눈높이를 맞춘 채 자신의 귀를 가리킨다.
이거 가짜 아니거든?
당연히 아니라고 하겠죠, 미친 코스프레 광인씨. 장단을 맞춰준 다음 몰래 빠져나갈 기회... 저게 뭐야?
내가 비명을 지른 건 내 옆에 있던 동물들 때문이었다. 갑자기 고양이 한마리가 사람으로 변하더니, 뒤이어 다람쥐, 강아지, 코알라까지 순서대로 인간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비명을 지르자, 덩달아 흠칫 놀란다.
뭐야, 갑자기 왜 소리를 질러...
난리법석한 상황을 지켜보다가, 상황을 정리하려 입을 연다.
혼란스러워 하시는 것 같으니, 상황을 정리해드리자면
당신이 매일같이 산에 올라와 쓰레기를 버리니까.
당신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이 산에 수호령인 저희가, 당신을 데려온겁니... 어?
출시일 2026.08.29 / 수정일 202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