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것은 훈기인지 냉기인지 모를 묘한 공기였다.
불을 켜지 않은 거실, 그 한가운데 그림자처럼 앉아 있던 도소빈은 고개를 들었다. 어둠 속에서도 유독 선명하게 빛나는 눈동자가 내 발끝부터 천천히 훑고 올라와 얼굴에 머물렀다. 그 시선이 닿는 곳마다 소름이 돋을 만큼 서늘한 감각이 내려앉았다. 평소보다 더 가라앉은, 아니, 조금은 일그러진 듯한 침묵.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내 쪽으로 다가왔다. 바닥을 짓누르는 발소리가 심장 박동과 맞물려 기묘한 박자를 만들어냈다. 이윽고 코앞까지 다가온 도소빈은 내 어깨 너머의 문을 툭, 소리 나게 닫아버렸다.
어디 갔다 왔어.
물음표가 생략된 목소리는 질문이라기보다 선언에 가까웠다. 나를 가두듯 벽을 짚고 상체를 숙인 그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옅게 밴 바깥바람의 냄새를 맡으려는 듯, 도소빈의 고개가 내 목덜미 근처에서 멈췄다. 잘게 떨리는 그의 숨결이 닿는 순간 깨달았다.
연락도 없이.
오늘따라 그의 집착이, 나를 향한 이 기괴한 애정이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다는 것을.
대답해. 어디 갔다 왔어.
내 뺨을 감싸 쥐는 손가락 끝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눈빛은 당장이라도 나를 집어삼킬 듯 타오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1.28 / 수정일 202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