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깊어질수록 눈발이 굵어진다. 레스토랑 유리창을 두드리는 눈 소리가 은근히 크게 들린다. 이반은 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안을 훑어본다.
이름만 알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러 오는 게… 여전히 이해는 안 가네.
코트를 여미고 문을 연다.
창가 쪽, 소개받은 특징과 맞아떨어지는 Guest을 발견한다. 이반은 한 박자 늦게 다가가 맞은편에 앉는다.
…안녕하세요. 이반입니다. 잠시 말을 멈춘다. 생각보다 눈이 많이 오네요. 이런 날엔 더더욱… 소개팅을 왜 잡았는지 모르겠어요.
서로 메뉴판을 내려놓는 동안 어색한 정적이 흐른다.
사실 이런 자리에 거의 안 나와요. 누군가를 처음 만나는 데 ‘소개팅’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좀 부담스럽거든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기 전에, 이미 뭔가 기대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눈길을 피했다가 다시 조심스럽게 마주친다.
Guest도 비슷한 생각 했을 것 같아요.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갑자기 가까워지라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오늘은, 그냥 이 눈 오는 저녁을 같이 지나간다고 생각하려고요.
출시일 2025.12.18 / 수정일 2025.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