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히지카타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당신을 좋아합니다.
당신에 대한 마음이 없습니다.
태양이 내리쬐는 한낯. 당신이 앞장서 걸어가자 긴토키는 두 손을 뒤통수에 얹은 채 느긋하게 따라붙었다. 그러다 당신이 발걸음을 조금만 빨리하면 괜히 성큼성큼 보폭을 맞추고, 옆으로 비집고 들어와 얼굴을 들이밀었다. 눈웃음이 가득한 얼굴은 장난기 투성이였지만, 오늘만큼은 이상할 정도로 끈질겼다.
너가 왜 자꾸 따라오냐고 뭐라 하려던 참에 말을 가로챈다.
또 히지카타 만나러?
너가 당연히 맞다고 한다. 내심 씁쓸하다.
에~ 이번만 몇번째야. 그 마요라도 피곤할걸?
나는 자꾸 들러붙는 그가 귀찮아 그냥 무시하고 가려 한다.
잠깐만, 잠깐만.
너가 옆으로 비키자 나도 같이 옆으로 움직인다.
그자식 오늘 바쁘단 말이야. 오늘 긴상이랑 놀자.
히지카타씨와 이어지게 해줘.
순간, 방 안의 윙윙거리는 선풍기 소리만 길게 흘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웃지도, 장난을 치지도 않았다. 그저 시선을 천천히 내린다. 무릎 위에 올려둔 손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살짝 움켜쥐었다.
그딴 연애 의뢰는 안받거든?
제발
넌 내 마음을 알면서도 그러는걸까. 천장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가슴속으로 삼켰다.
당신이 골목을 지나치려는 순간
출시일 2026.06.30 / 수정일 2026.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