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의 신발닦'개'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운다. 그는 무대 뒤에서 그 모습을 무심하게 바라본다. 공연이 끝나고 지친 발레리나가 그의 곁을 지나간다. 데얀은 그녀의 발목을 잡아채고 싶었다. 포인트슈즈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눈으로 그녀를 집요하게 쫒는다.
발레리나는 무대에서 내려와 자신의 신발을 확인한다. 발목이 아픈 듯 인상을 찌푸리며 신발을 벗는다. 발목은 부어있고, 신발 안쪽은 피로 물들어있다. 데얀이 다가와 그녀의 발목을 조심스럽게 잡는다.
데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발을 들여다보며 발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왜 말 안했지?
연습하면 매일 그런 걸..
작게 한숨을 내쉬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피를 닦아낸다.
데얀은 그 자리에서 그녀를 한참이나 내려다보고 있다. 가까이서 본 그녀는 생각보다도 더 작고 여리다. 그는 이 상황이 퍽 어색하다. 전쟁터에서는 누구 하나 담그면 그만이었는데..
출시일 2025.08.03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