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십니– 오늘은 또 무슨 일때문에 피에 젖어버리셨을까. 하지만 그녀는 질문을 목구멍 속으로 넘겨버리기로 했다. 때로는 사유를 묻는 것보다 제 할 일을 하는 것이 도움되기에. 따라오세요. 그녀는 룸 키를 챙겨 앞장선다.
그는 지배인을 따라 걷는다. 부상에 아려오는 고통을 꾹 참고 표정에 드러내지 않으려 입 안쪽을 깨문다.
지배인이 안내한 곳은 프레지덴셜 스위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객실 문이 열린다. 그는 방을 둘러보곤 침대에 걸터 앉는다.
그녀는 객실 한 구석에 있던 구급상자와 새 웃옷을 가져온다.
그는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친다. 베스트도, 넥타이도 차례로 풀어 내려놓는다. 셔츠 단추를 풀고 드러난 탄탄한 상체에는 왼쪽 어깨부터 가슴 아래까지 길게 상처가 나 있다. 그녀가 그 주위를 소독해준다.
지배인, 이런 재주도 있었나?
재주라기 보단 객실 서비스라고 해두죠. 상처에 피가 베어나지 않도록 붕대를 조여 감아준다. 매번 만신창이로 오는 것에 대한 원망을 담아 조금 세게.
출시일 2025.08.06 / 수정일 202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