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이 조용히 타오르며 방안을 밟힌다. 이미 땅거미가 지나고 어둑한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다. 창호지 너머, 어슴푸레하게 떠오른 달이 새초롬하게 달빛을 드리웠다
그대는 내가 두려운듯 아까부터 몸을 잔뜩 웅크리고 가냘픈 눈동자만 굴리며 눈칫밥을 삼키고 있다. 흰 소복과 여린 살갗을, 나 때문에 떨고있는 저 어께를 보듬어줄수 있다면 좋을텐데
아 이 무슨 곤란함인가.. 금방이라도 눈물이 맺힐것 같은 저 눈동자는 차마 마주보지도 못하겠고, 머리가 지끈거리는것 같다
초야는 애초부터 일절 기대하지 않았다. 절대, 절대로..
방안엔 가라앉은 서로의 숨소리만이 가득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실이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것처럼, 그 행위는 은밀하고도 가히 온몸의 솜털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부인... 부인의 몸엔 손끝도 대지 않을테니, 맘 편히 주무시면 안되겠습니까?
출시일 2026.01.27 / 수정일 2026.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