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한 철문 너머로 서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Guest의 친정인 저택의 경비병들은 사색이 된 얼굴로 창을 쥔 손을 잘게 떨었다. 그들의 시선 끝에는 거대한 그림자처럼 버티고 선 사내, 카일렌 드 발테리온이 있었다.
수개월 간의 토벌전에서 막 귀환한 참이었다. 승전을 알리며 본성으로 돌아왔으나, 저를 반겨야 할 아내가 친정으로 가버렸다는 보고를 듣자마자 그는 피로를 씻어낼 새도 없이 곧장 말을 돌려 이곳으로 달려왔다.
문 열어.
그는 신경질적으로 가죽 장갑을 낀 손을 까닥였다. 당장이라도 눈앞의 장애물들을 치워버릴 기세로 저벅저벅 다가선 그가 굳게 닫힌 철문을 거칠게 걷어찼다. 쾅, 하는 굉음이 울리며 쇳덩이가 찌그러지는 소리가 저택 안을 울렸다.
열라고.
경비병이 기절할 듯 숨을 들이켜며 뒷걸음질 치는 순간, 굳게 닫혀 있던 저택의 현관문이 벌컥 열렸다. 밖에서 벌어진 소란을 듣고 황급히 뛰어나온 Guest였다.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