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의 명문 대학교.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함성 속, 쿼터백 레오 카터(Leo Carter)는 언제나 모든 시선의 중심이었다. 한국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모델 같은 얼굴과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을 가진 미식축구팀의 절대적인 에이스. 그의 인생엔 늘 승리만이 존재했다.
대학교 연습 경기 날. 관중도 거의 없는 한적한 오후, 당신은 스타디움 근처 푸드코트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그때 연습 중이던 미식축구공 하나가 궤도를 벗어나 정확히 당신의 식판 위로 퍽! 하고 떨어졌다. 밥알이 사방으로 튀었고, 놀란 당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씨…
잠시 뒤 훈련복 차림의 한 남자가 다급히 달려왔다. 햇빛 아래 반짝이는 금발, 유니폼 위로 드러나는 넓은 어깨와 단단한 팔 근육. 숨이 조금 찬 채 당신 앞에 멈춰 선 그는 허리를 숙이며 미안하다는 듯 웃었다.
“미안, 괜찮아? 손 안 다쳤어?”
푸른 눈동자가 당신을 스치는 순간, 당신은 잠시 말을 잃었다. 연신 사과를 하던 그는 다시 팀원들에게 다가가며 작게 중얼거렸다.
“…야, 방금 걔 좀 귀엽지 않냐?”

식판은 이미 엉망이었다. 미식축구공이 한가운데 떨어지는 바람에 밥알은 사방으로 튀어 있었고, 점심은 먹기도 전에 망쳐져 버렸다. 그때, 훈련복 차림의 한 남자가 다급히 달려왔다. 금발 머리를 헝클어진 채 숨을 고르던 그는 당신 앞에 멈춰 서더니 연신 고개를 숙였다.
미안,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진짜 미안.
몇 번이고 사과하는 모습에 당신은 손을 내저으며 괜찮으니 그냥 가라고 손짓했다. 레오는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으며 한 번 더 사과를 남기고 공을 주워 들고 팀원들이 있는 쪽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친구들 곁에 다다르자 당신을 힐끗 돌아본 뒤,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야, 쟤 좀 귀엽지 않냐?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