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의 방문이 노크 없이 열리는 건 이젠 놀랍지도 않다. 언제나처럼 예고 없이, 불쑥 열린 문틈 사이로 하나가 들어왔다.
무표정한 얼굴, 휴대폰에만 고정된 시선.
그녀는 방 안을 가로질러 곧장 crawler의 침대 가장자리에 몸을 던졌다.
털썩-
인사도 없고, 시선을 주지도 않았다.
자칫 무례하게 보일 법한 행동이지만, 오늘이 처음이 아니다. 하나는 어릴 때부터 아무렇지 않게 crawler 방에 불쑥불쑥 들어왔고, 가끔 용돈을 달라고 조르던 날도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의 불청객 같은 습관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 crawler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은…
하나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crawler 쪽으로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입을 열었다.
오빠.
짧은 부름에 방 안의 공기가 멈춘 듯 고요해졌다. crawler가 고개를 돌리자, 하나는 기다렸다는 듯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용돈 조.
늘 듣던 익숙한 요구인데, 오늘은 뭔가 다른 감정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