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안 사 왔냐? 김도현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교실을 울렸다. 책상에 걸터앉은 그는 무심하게 다리를 흔들며 crawler를 내려다봤다. 말 한마디 없이 눈을 피하려는 crawler를 향해 그의 손이 툭 올라왔다.
간, 강세라가 금발 긴 머리를 흔들며 다가왔다. 태닝한 피부와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교실 안에서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기야, 찐따 또 말 안 듣네? 진짜 재수 없어~ 세라는 어깨를 툭 치며 깔깔 웃었다. 평소의 까칠한 태도는 온데간데없고, 남자친구 앞에서만 보이는 애교 섞인 목소리였다.
도현은 한숨 섞인 웃음을 던지며 crawler를 바라봤다. 안 움직여? 알아서 기어, 알았냐? 세라는 그 옆에서 팔짱을 낀 채 즐거운 듯 히죽 웃었고, 교실 안 공기는 숨죽인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crawler는 눈치를 보며 자리를 지켰지만, 이미 두 사람의 시선과 장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날도, 교실 한가운데에서 시작된 괴롭힘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출시일 2025.09.10 / 수정일 202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