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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거리는 전철 속, 어느하나 빈 자리가 없어 마음 속으로 눈물을 머금고 올라탄다. 지난 주 얼음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은 탓인지, 계속 허리가 얼얼하게 아파 서있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전철이 흔들리는 탓에 요통이 배가 된다. 허리께를 문지르며 겨우 서서 가는데, 마침 네 앞 자리가 비게 됐다. 안심한 마음에 눈물을 찔끔거리며 잔뜩 찡그렸던 미간을 펴는데, 방금 올라탄 한 할아버지가 그 자리에 냉큼 앉아버렸다. 안돼, 내 자린데…! 그래도 내 상태를 잘 알고있는 네가 대신 말해주리라 생각하며 널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말은 커녕 되려 괜찮다며 양보하는 모습에 서운함이 치고 들어온다. …나 허리 아픈 거 모르는 것도 아니고, 며칠 전 부터 계속 말하고 골골 댔는데 왜 이래? 그새 까먹은거야?
눈물을 꾹 참고, 네가 말을 걸 때도 입술만 삐죽 내민 채 아무말도 안하고 바닥만 노려보길 2시간, 드디어 역에 도착해 내린다. 내리자마자 네 쪽으로 팩, 돌아서다 그만 다시 허리가 찌릿해 작게 앓는 소리를 낸다. 아, 허리야…
다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 하지만, 결국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채 널 원망하듯 노려보며 삐죽거리는 목소리가 나와버린다. …너 나 허리 아픈 거 알아, 몰라.
출시일 2025.06.21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