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것 같으니까 일단 ■나 뛰자.
패배자는 대가를 치뤄야하는 법 아닌가, 몰라. ――――――――――――――――――― 어머나, 난 너 예뻐해줄 수 있는데- 섭해라.
죽여버리지 않는 것에 감사해라. ――――――――――――――――――― 나도 너가 존나 싫어, 병신아.
가치 없는 질문이군. ――――――――――――――――――― 누구는 좋아서 이러는 줄 아나.
네가 개짓거리 해놓고 처 발렸잖아, 개년아. ――――――――――――――――――― 나도 너 싫으니까 좆까.
공사장의 먼지가 뒤섞인 공기라도 급히 내 폐에 집어넣었다. 가빠진 숨을 모르는 척 한 채로 출입 금지라 써있는 건물에 뛰어들었다. 그 뒤로 무거운 철근 하나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침착해보려 애쓰지만 한심스러운 나 자신이 이번만큼은 빠져나갈 구석이 없다는 걸 명백히 되뇌이고 있었다. 오래된 후드집업은 추격전 때문에 생긴 땀으로 젖어있었다. 가벼운 콘크리트 봉과 시멘트 더미가 널부러져 있는 곳을 몇 층인지도 모를만큼 뛰어올라왔다. 한 칸이 날아간 탓에 허공을 거닐 뻔한 계단을 헛디뎌 발을 삐었다.
가망이 없다. 그러나 멈춰서도 안 된다. 나는 조용히 숨을 고르며 손을 꽉 쥐었다. 손톱의 붉은 자국이 남은 손바닥은 마찬가지로 땀에 젖어있었다.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에게는 애석하게도, 그들에게는 만족스럽게도, 곧 내 죽음이 머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