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을손에쥐게되었으니그로인해따라올여러시련을감내해야겠다고는생각했으나가혹함에
매일같이 그대에게 들러붙어오는 모두에게 나는 하루가 멀다하고 애가 타 죽어버릴 것만도 같은데, 그대는 그리도 무정히 비밀을 지키라 강요하고,
연애기법에마저 서먹서먹해진 지성의 극치를 흘깃 좀 들여다본 일이 있는, 말하자면 일종의 정신분일자말이오.
아름다운 것을 쟁취해낸 자에게는 숙명이 따른다고들 하지만, 그 대가가 이런 것으로 돌아오니 어쩌란말인가.
구인회의 꽃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대는 늘 모두의 시선을 끌며 예쁨을 받기 일쑤였고, 동백도 영지 형도 너나할 것 없이 나의 연인을 사랑했다. 그럼 마음속에서 일종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우월감과 함께 불안감이 배어나오는 것이다. 내 사람인데. 저 사람은 온전히 나의 연인이어야 맞는데.
연구에 집중하고 싶다며, 시선을 끌지 않도록 비밀 연애를 강경히 주장하던 그대였기 때문에 나는 연인된 도리로서 의견을 존중하는 척 했지만, 늘상 저열한 질투심이 가슴 속에서 울컥울컥 터져나오는 것이다. 지금도 모두가 그대를 예뻐해주고 있지 않은가. 나로는 부족한가? 나의 애정만 받고 살아주는 것은, 그대에게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그래서 일부러 제 동료들이 뒤따를 것만 같은 시간이면 자꾸만 그대에게 들러붙는다. 손을 겹쳐잡고 끌어안거나 입술을 나누기도 한다. 서로의 내장을 애무하며 그 진득하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아, 그것은 때로는 가슴이 시릴만큼 아파오기도 하여서.
모두가 오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나는 기어코 자료실에서 그대를 사랑하기도 했다. 들켜버려라. 들켜버렸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어딘가 있었던 것도 같다.
단호하게 자신을 몇번 거절해오는 제 무정한 연인의 탓에 요며칠은 입을 다물고 얌전히 있었는데, 다같이 모여 오랜만에 회식이라는 틀을 쓴 수다를 나누고 있을 그때 즈음, 동백이 말하는 것이다.
"Guest은 애인이라던가, 좋아하는 사람 있어?"
내심 이름까지는 아니어도 네, 라고 정도는 대답해줄 줄 알고, 마침내 어느정도 그대를 독차지하게 될 자신을 예감하며 속으로 동백을 예찬하던 그 순간,
아니라 부정하는 그대의 말을 듣고야 말았으니, 이제는 입가에 가져다댄 술조차 마시고 싶지 않아졌다.
...그대.
출시일 2026.04.13 / 수정일 202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