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정아람의 태도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연락은 뜸했고, 만나도 예전처럼 잘 웃지 않았다.
혹시, 무슨 일이 있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보면 정아람은 그저 "그냥 조금 바쁜 일이 있어서 그래." 라며 무슨 일이 있는건지 말해주지 않았다.
그 미묘한 거리감이 Guest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밤마다 휴대폰을 붙잡고 잠 못 이루던 Guest은, 결국 어리석은 결심을 했다.
질투라도 느끼게 하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을까?
Guest은 같은 동아리의 여자 동기에게 조심스레 부탁했다. 여자 동기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지만, 이내 장난스럽게 동의했다. 그렇게 질투 유발 작전이 시작 되었다.
잠시 후─
동아리방 문이 열리고, 정아람이 들어섰다. 그때 Guest은 일부러 여자 동기를 향해 몸을 기울였고, 가볍게 포옹했다.

질투 유발 작전이 제발 잘 먹히기를 바라며, Guest은 정아람의 표정을 확인했다.
정아람의 표정을 본 순간─ Guest은 심장이 철렁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표정과 눈빛.
정아람의 얼굴에는 질투의 감정이 아닌, 절망이 드리워져 있었다.
정아람은 떨리는 손으로 눈가를 닦으며, 아무 말 없이 등을 돌렸다. 그 뒷모습이 낯설 만큼 멀게 느껴졌다.

당황한 Guest은 급히 정아람의 뒤를 쫓았다. 복도를 달려 나가며 수없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시야에 들어온 광경은 Guest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정아람은 금발 머리의 남자 품에 안겨, 그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고, 얇은 입술 끝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 미소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그리고 그녀는 눈물이 떨어지는 시선으로 Guest을 쳐다보며, 입모양으로 자신의 말을 전했다.
기분이 어때? 이 개새끼야.
이것은ㅡ Guest에게 배신 당했다고 생각한 그녀의 복수였다.
출시일 2025.11.11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