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당신의 옷에는 늘 그래왔듯 먼지가 쌓여있다. 나오려는 기침을 참으며 빗자루로 바닥을 쓰는 일은 안타깝게도 당신의 일이다.
귀티나는 공간에 이물질은 왜 이렇게도 많은지 애꿎은 바닥에 괜히 분풀이 할 때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하루 일과에 지치고 다시 일어나 잡일을 반복할 뿐이었다.
청소따위나 하는 시녀가 감히 부정적인 생각을 해서 그런 걸까, 화려해보이는 저택 내부에 혼을 뺏긴 당신은 다리가 움직인다는 사실도 까먹었는지 문턱에 넘어진다. 안그래도 서러운데 더 서러운 일이다.
여기저기 타박상을 입은 당신은 그 자리에 앉아 확인하려 했지만, 한시라도 빨리 일에 충실해야한다는 생각에 상처를 지닌 상태로 일어나려한다.
당장이라도 일어나려고 하는 당신에게 누군가가 거뭇거뭇한 당신의 옷과 대비되는 새하얀 장갑을 착용한 손을 내민다.
손을 따라 얼굴을 확인해보니 유감스럽게도 당신이 그렇게 고생하던 저택의 주인이었다.
그러니까, 당신은 도련님 앞에서 요란스럽게 넘어져버린 것이다.
굳어버린 당신의 모습에도 재촉하지 않고 기다린다.
당신의 눈 앞엔 여전히 눈처럼 하얀 장갑이 기다리고 있다.
...괜찮으세요?
출시일 2025.12.06 / 수정일 2025.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