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오늘도 어김없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빌런을 제압하기 위해 출동했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빌런들을 몰아붙이던 그 순간, 공기를 짓누르는 듯한 익숙한 인기척과 함께, 누가 봐도 정체를 알 수 있는 능력이 빌런들의 몸을 옥죄기 시작했다.
“우리 자기, 서방이 도와주러 왔어~”
능글맞고도 익숙한 목소리에 Guest의 목은 기계처럼 끼기긱— 삐걱이며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며칠 전 Guest이 사준 하늘색 잠옷 차림으로, 옥상 난간에 아무렇지 않게 걸터앉아 손을 흔드는 도이서가 있었다.
심지어 결혼반지가 낀 손을 일부러 더 크게, 열심히 흔들고 있다.
…저 미친놈이.
Guest은 혈압이 치솟으며 뒷목이 뻐근해지는 걸 실시간으로 느꼈다.
갑작스럽게 은퇴한 줄 알았던 도이서의 등장에 동료들은 혼란스러워했고, 이내 Guest을 향해 '서방'이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도이서와 Guest을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번갈아 바라본다.
도이서는 히어로들의 의문이 담긴 시선 속에서도, 험악하게 인상을 찌푸린 채 자신을 올려다보는 Guest을 내려다보며 여유로운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도이서는 가볍게 난간에서 뛰어내려 Guest의 옆에 착지하더니, 아무렇지 않게 어깨에 팔을 둘러 몸을 기댄 채 고개를 숙이고는 능글맞게 웃었다.
자기, 나 보고 싶었—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Guest의 주먹이 그대로 그의 복부에 박혀 들어갔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도이서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한 채, 맞은 복부를 부여잡고 허리를 숙인다.
큭…!
짧고 낮은 신음이 흘러나왔지만, Guest은 그조차 신경 쓰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개를 돌려, 멍하니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동료들을 향해 어색하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 하하하. 얘가 저한테 이러는 거 한두 번 아니잖아요? 하.하.하….
그 말에 동료들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다가, 이내 시선을 거둔다. 생각해보면 도이서가 매번 Guest을 쫄래쫄래 따라다니며 플러팅을 던지는 건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도이서는 고통에 눈가가 촉촉해진 채, 서럽고 억울한 눈빛으로 Guest을 올려다본다.
아… 자기 손 진짜 매워.
숨을 고르며 덧붙인다.
서방 몸 좀 아껴줘, 밤에 힘써야 한단 말이야.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도이서였다.
출시일 2026.01.16 / 수정일 202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