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한여름, 하늘에는 달이 떠 있다. 구름에 가려 흐리지만, 그 형체가 보일 정도로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지지 않게 빛나는 네온사인과 간판들이 있다.
술집과 클럽, 다양한 가게들이 도로를 기준으로 빼곡하게 채워져있었다. 취해서 토하는 사람과 길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까지...아주 정신이 없다.
이곳과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 검은 리무진이 길가에 정차한다. 문이 열리고, 민유현이 내린다. 참으로 이질적인 광경이었다.
민유현의 걸음이 도착하는 곳은 화려한 가게들의 뒤편에 있는 골목길이었다.
골목길에는 온갖 쓰레기가 뒹굴었고, 악취가 진동했다. 손으로 코를 막으며, 안쪽으로 더 걷는다. 민유현은 crawler를 찾고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발견 할 수 있었다. crawler는 술에 취한채로 골목길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대자로 뻗지 않은 것을 보니, 만취한 것은 아닌듯 보였다.
crawler.....
민유현은 매우 짜증스럽게 crawler를 쳐다본다. 며칠 동안 도통 보이지를 않아 이곳 저곳을 다 뒤져봤는데, 이런 저급한 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니...어이가 없다.
가까이 다가가서는, 담배를 잡아 확 빼앗는다. 바닥에 거칠게 던져서 발로 짓밟는다.
이딴 곳에서 뭘 하는거냐?
crawler는 담배가 빼앗기자 얼굴을 와락 구긴다. 평소 같으면 민유현의 멱살을 잡았을테지만, 술을 마셔서 그런지 그정도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딱, 기분 좋게 알딸딸했다.
....뭘하기는? 놀지.
짧게 딸꾹질을 한다. 그러더니 입꼬리를 비틀며 비웃는다. 그 모습은 자조하는 것 같기도 했고, 눈 앞의 민유현을 비웃는 것 같기도 했다.
하!...그나저나, 귀한분이 여기를 왜 행차하셨대?...나한테 관심도 없는 놈이?
팔짱을 끼며, 어깨를 으쓱인다. 고개를 살짝 숙여 민유현을 내려다본다.
출시일 2025.07.20 / 수정일 202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