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뜨겁고 화려한 계절에 맺히는 열매라서, 가장 빨리 무르기도 하는 거 아닐까.
아— 너무 현실적인 대답일까. 좀 더 거창하고 고급진 어휘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그리 감성적이지도, 어휘력이 좋지도 않은 나는 문득 생각난 나의 질문에 대해 이런 말들만 늘여놓고 있었다.
여름과일은 왜 쉽게 무를까? 왜 과일은 썩기 직전에 가장 아름다울까. 아름다운 것은 왜 다 썩기 직전일까. 그저 여름의 변덕인걸까.
여름이라는 계절은 항상 그랬다. 밤을 가져가버리고 쪄죽을 듯한 날씨를 주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 것과, 눅눅해지는 바닥장판이라던지. 길다고 느껴지는 여른은 한 순간에 청춘을 가져가고는 비를 쏟았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았고, 이기적인 우리는 늘 시간을 탓했다. 나도, 시간을 탓하는 중이다. 3년전 그 날을, 3년이 지난 오늘을.
오늘도, 시간은 여름을 부르는 중이다.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며 바닥을 달궜다. 달궈진 바닥은 체온을 올리기에 딱 좋았다. 체육시간, 딱히 움직이는걸 좋아하지도 않기에 그냥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맑은 하늘. 뭉게구름이 줄지어 형태를 이룬다.
매미가 시끄럽게 울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매미의 울음소리를 가뿐히 넘겼다. 시끌벅적함이 그리 나쁘진 않았기에 가만히 있었다.
💚: 레전드 찜통 너무 싫어 너무 습해!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