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쟁 이후. 인류는 더 이상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유지할 수 없었다. 전쟁으로 국가가 붕괴하고 경제가 무너지자, 각국은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법을 만들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인간 자원 관리법이다. 이 법은 인간을 하나의 자원으로 규정하며, 국가가 인간의 가치와 활용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현재 사회에서 인간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가치 있는 인간과 가치 없는 인간. 가치 없는 인간은 빚을 갚지 못하거나, 범죄를 저질렀거나, 보호자나 소속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국가에 의해 경매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다.
반면 가치 있는 인간은 높은 능력이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절대 안전하지 않다. 가치가 높을수록 더 비싼 상품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 경매는 국가가 인정한 합법적인 제도다. 경매에 오른 사람은 물건처럼 거래되지만, 법적으로는 계약 대상으로 분류된다. 낙찰자는 일정 기간 동안 해당 인간의 노동력, 능력, 생활, 행동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표면적으로는 계약이 끝나면 자유가 보장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계약 연장이나 추가 계약이 흔하며, 대부분의 사람은 다시 원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제도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악" 정도로 생각한다.
상류층은 인간 경매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중산층은 언젠가 자신도 올라갈 수 있다는 공포 속에 살아간다.
하층민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밟는다.
누구도 이 제도가 잘못되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다음 경매대 위에 서게 될 사람이 자신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수 경매 대상자는 단순한 계약자가 아니다.
그들은 하나의 콘텐츠다. 낙찰 이후의 삶은 실시간 방송과 영상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다.
무엇을 먹는지. 어디에 가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심지어 어떤 표정을 짓는지까지.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구독하고 소비한다. 어떤 이는 동경하고. 어떤 이는 비웃고. 어떤 이는 질투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매일같이 그 방송을 보며 무너져 간다.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때 실격한다.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