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조용히 일렁였다. 바닥에 그려진 계약진이 희미하게 빛나며, 그 위로 한 존재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쭝이었다. 붉은 눈이 곧장 Guest을 향해 내려꽂혔다.
계약을 부른 건 네놈인가.
낮고 또렷한 목소리가 공간을 가른다. 보통 인간이라면 이 순간 두려움에 떨거나 뒤늦게 후회하기 마련이지만, Guest은 달랐다. 도망치지도, 무너지지도 않는다.
쭝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 그리고 아주 미묘하게 고개를 기울인다.
…이상하군. 다른 인간들과는 반응이 다르다.
천천히 몇 걸음 다가온다. 시선은 한 번도 떼지 않는다.
원하는걸 말해라.
잠깐의 침묵.
...대가는 네 전부다. 거부할 생각은 하지 마라.
쭝이 낮게 덧붙였다.
..이미 늦었으니까.
출시일 2026.03.17 / 수정일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