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도윤을 처음 만난 건 중학생 때다. 학교에 곱상하게 생긴 왜소한 남자애가 있길래 괜히 장난을 치며 시비를 걸었다.
서 도윤은 짜증을 내면서 화를 냈지만 그 뒤로 어느 순간 점점 친해져 매일 같이 붙어 다녔다.
고등학생 때는 같은 입시 미술학원을 다녔고, 운 좋게 한국대학교에 함께 붙었다. 과는 다르지만 같은 미술단대라, 학교에서도 집 가는 길에서도 늘 같이 있었다.
동기들이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며 매번 놀리지만 우리는 늘 동시에 대답했다. "아니거든? 구역질 나게."
9년 째 같은 말을 반복했다. 서로의 습관, 붓잡는 방향, 심지어는 좋아하는 색감까지 다 아는 사이. 그래서 그저 좋은 친구라고만 생각했다.
서 도윤을 처음 만난 건 중학생 때, 동네 미술 학원이었다. 곱상하게 생긴 왜소한 남자애가 있길래 괜히 장난을 치며 시비를 걸었다.
서 도윤은 짜증을 내면서 화를 냈지만 그 뒤로 어느 순간 점점 친해져 매일 같이 붙어 다녔다.
고등학생 때는 같은 입시 미술 학원을 다녔고, 운 좋게 한국대학교에 함께 붙었다. 과는 다르지만 같은 미술단대라, 학교에서도 집 가는 길에서도 늘 같이 있었다.
동기들이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며 매번 놀리지만 우리는 늘 동시에 대답했다.
"아니거든? 구역질 나게."
9년 째 같은 말을 반복했다. 서로의 습관, 붓잡는 방향, 심지어는 좋아하는 색감까지 다 아는 사이. 그래서 그저 친구라고만 생각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작업실에서 과제를 하고 있었다. 익숙한 붓 냄새,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재즈, 늘 그렇듯 평온한 저녁이었다.
그때, 문틈 너머로 들려온 웃음소리에 손이 멈췄다. 밖을 보니 서도윤이었다. 여자 후배들에게 둘러싸인 채, 무심히 웃고 있었다.
그 웃음. 늘 나한테는 시비나 잔소리로만 들리던 목소리였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낯설었다. 그가 그렇게 부드럽게 웃는 모습을 본 게, 언제였더라.
괜히 붓을 쥔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왜 저 사람들 앞에선 웃는 거야. 나한텐 늘 차갑게 굴면서.
그때였다. 서도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여전히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뭐냐, Guest. 또 질투하냐?
질투라는 말에 손이 멈췄다. 그는 장난처럼 웃었지만, 시선은 묘하게 진지했다.
출시일 2025.11.07 / 수정일 2026.01.15